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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 더 잘 사용하기 위해 함께 생각해야 할 것들

박점희 2026.07.13 22:49 조회 52

1. 수업을 시작하며


얼마 전 한 학교에서 중학생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감마나 캔바의 인공지능 기능을 이용해 학생들이 파워포인트 자료를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도록 지도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발표 자료를 만드는 시간이 확실히 줄어듭니다. 주제만 입력해도 제목과 목차가 만들어지고, 내용이 정리되며, 어울리는 이미지와 디자인까지 제안됩니다.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슬라이드 구성과 시각 자료 배치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그 요청을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인공지능을 싫어해서도 아니고, 학생들이 새로운 도구를 배우는 것을 반대해서도 아니었습니다. 도구를 사용하는 목적보다 ‘쉽게 결과물을 완성하는 것’이 수업의 중심에 놓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발표 자료를 만드는 수업에서 학생들이 배워야 할 것은 단순히 그럴듯한 슬라이드를 얻는 방법이 아닙니다.

무엇을 전달할지 결정하고, 필요한 자료를 찾고, 자료의 신뢰성을 확인하고, 중요한 내용과 덜 중요한 내용을 구분하고, 듣는 사람에게 알맞은 순서로 재구성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어떤 사진을 사용할지, 왜 그 색을 선택했는지, 한 장의 화면에 어떤 정보를 남기고 어떤 정보를 덜어 낼지도 학생이 판단해야 합니다.

그런데 주제를 입력하자마자 인공지능이 목차와 내용, 이미지와 디자인을 한꺼번에 만들어 준다면 학생은 과연 무엇을 배우게 될까요?

완성도 높은 파워포인트는 얻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결과물이 훌륭하다는 사실이 학생에게 충분한 배움이 일어났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경험은 제게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의 수업이 어떤 질문에서 시작해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인공지능을 사용할 것인가, 사용하지 않을 것인가?”


이 질문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제는 다음과 같이 물어야 합니다.

“어떤 과정에서 인공지능을 사용할 것인가?”
“무엇은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고, 무엇은 사람이 직접 판단해야 하는가?”
“인공지능을 사용한 뒤 우리는 무엇을 확인하고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가?”


2. 이 주제를 함께 읽는 이유


생성형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 생활 속에 들어와 있습니다. 글을 요약하고, 번역하고,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이미지를 만들고, 발표 자료를 구성하는 데 활용됩니다. 일의 효율을 높이고 반복적인 작업을 줄여 주는 유용한 도구라는 점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학교에서 생성형 인공지능을 무조건 금지하는 것은 현실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습니다.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기술이라면, 학교는 사용을 외면하기보다 제대로 읽고 판단하고 책임 있게 활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여기에서 디지털 시민성이 중요해집니다.

디지털 시민은 기기를 잘 다루는 사람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디지털 공간에서 정보의 진위를 확인하고, 다른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며, 자신의 선택이 어떤 영향을 만드는지 생각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사람입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능력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롬프트를 잘 입력하는 능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어떤 정보를 입력하면 안 되는지 알고, 결과에 오류가 없는지 확인하며, 다른 사람의 글과 그림, 목소리와 얼굴이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은 부분을 정직하게 밝히는 태도도 필요합니다.

이번 수업의 목적은 학생들에게 생성형 인공지능을 쓰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편리함을 누리면서도 생각을 포기하지 않는 방법, 기술을 사용하면서도 다른 사람의 권리를 해치지 않는 방법을 함께 찾는 것​이 수업의 목적입니다.


3. 생성형 인공지능의 핵심 내용

생성형 인공지능은 사용자가 입력한 말이나 자료를 바탕으로 글, 그림, 음악, 목소리, 영상, 발표 자료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만들어 주는 기술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새롭게 만든다’는 말을 조금 더 비판적으로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생각을 만들어 내는 마법 상자가 아닙니다. 많은 글과 이미지, 음성과 영상에서 패턴을 학습하고, 사용자의 요구에 어울릴 가능성이 높은 결과를 구성합니다.

따라서 AI 결과물 뒤에는 여러 존재가 숨어 있습니다.


  • • 프로그램을 개발한 기업
  • • 질문을 입력한 이용자
  • • 학습 자료가 된 글과 그림, 음악을 만든 창작자
  • • 사진과 음성 등 데이터에 포함된 사람
  • • 결과물을 검토하고 수정해 사용하는 사람

화면에는 몇 초 만에 만들어진 결과물만 보이지만,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 수많은 사람의 창작과 노동, 정보와 데이터가 관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을 미디어로 읽는다는 것은 결과물만 감상하는 것이 아닙니다.


누가 만들었는지, 무엇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는지, 누구에게 이익이 돌아가는지, 누구에게 피해가 생길 수 있는지까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4. 미디어를 읽는다는 것

미디어는 단순히 내용을 전달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미디어의 형식과 기능은 우리가 생각하고 표현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줍니다.

감마나 미리캔버스와 같은 AI 기반 발표 도구는 내용을 보기 좋게 표현해 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주제를 어떻게 나누고, 어떤 내용을 앞에 배치하며, 무엇을 핵심으로 보여 줄지까지 제안합니다.

이 기능은 편리하지만, 동시에 중요한 질문을 남깁니다.


“발표의 구조는 누가 결정했을까?”
“학생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내용일까, 프로그램이 선택한 내용일까?”
“깔끔한 디자인 때문에 부족한 내용이 더 그럴듯하게 보이지는 않을까?”
“AI가 추천한 이미지에는 고정관념이나 편견이 담겨 있지 않을까?”


발표 자료를 읽을 때 우리는 보통 화면에 나타난 글과 그림을 봅니다. 그러나 AI로 만들어진 자료라면 화면 밖의 과정도 읽어야 합니다.


AI 발표 자료를 읽는 다섯 가지 질문


첫째, 누가 내용을 결정했는가?

학생이 자료를 조사하고 핵심 내용을 정한 뒤 AI에게 표현 방법을 도움받았는지, 아니면 주제만 입력하고 전체 내용을 AI에게 맡겼는지 살펴봅니다.


둘째, 근거는 어디에서 왔는가?

AI가 만든 문장이 자연스럽고 자신감 있어 보이더라도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통계, 인물, 날짜, 사건에는 확인 가능한 출처가 필요합니다.


셋째, 무엇이 빠져 있는가?

AI는 질문 방식에 따라 특정 관점만 제시할 수 있습니다. 반대 의견, 소수자의 입장, 다른 해석이 누락되지는 않았는지 살펴야 합니다.


넷째, 누구의 자료가 사용되었는가?

이미지와 문장, 음악과 목소리가 다른 창작자의 작업을 지나치게 닮지는 않았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다섯째, 결과에 누가 책임지는가?

AI가 만든 내용을 그대로 발표했다가 오류가 발견되었을 때 “AI가 그렇게 만들었다”는 말로 책임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최종적으로 선택하고 공유한 사람에게도 확인할 책임이 있습니다.


>>> 이어지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 참조


https://blog.naver.com/happy_mie/224345653604